1. 눈물의 시작, 정 미용실
(1) 미용실 자금 마련
1980년 8월, 율리아 자매가 말기 암을 치유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어머니가 아침 식전에 와서 또 “너희들 빚 좀 갚아라.” 하였다. 치유 받아 건강해진 율리아 자매는 자신 있게 “네!” 하고 대답했다. 그리고 ‘무엇을 좀 해볼까?’ 생각하다가 ‘시어머니의 많은 빚을 갚으려면 미용실을 경영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 생각하고 또 큰 이모에게 부탁했더니 160만 원은 해줄 수 있다고 했다.
그 돈으로는 미용실을 할 수가 없었다. 자매는 본당 신부를 찾아가 “미용실을 하고 싶은데 신협에서 돈을 빌릴 수 없을까요?” 했더니 신협 전무를 소개해 줬다. 신협 전무가 대출을 해주겠다고 하여 미용실을 구하러 다녔더니 사백만 원이면 인수할 수 있는 미용실이 나왔다. 전무는 300만 원을 보증인도 없이 빌려주겠다고 했다.
남편에게 차마 시어머니 빚을 갚아야 한다는 말은 못 하고 “아이들이 넷이나 되니 미용실을 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말하자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미용실 한다는 것 내가 잘못 들었지? “아니요, 잘 들으셨어요.” 하자, 남편은 “여보, 당신은 자리에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돼. 하느님이 겨우 살려내셨는데 잘못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하며 반대했다.
그러나 율리아 자매는 “아니에요, 저는 어떠한 일도 해낼 수 있는 강인한 힘이 있어요. 허락해주세요, 네?” 남편은 끝내 반대했지만, 자매는 ‘주님께서 살려주신 이상, 불가능이란 없다.’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에 미용실 중개인과 미용실 주인을 식당에서 만나 계약서를 작성하고 식사하면서 남편을 불러 계약서에 도장을 찍도록 하였다.
집에 돌아온 남편은 계속 안타까워하며 “당신이 그렇게 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 그러나 당신이 손님 머리해줄 생각일랑 절대 하지 말고, 미용사 구해다가 미용사가 하도록 해, 부탁이야.” 하며 간곡히 부탁했다.
(2) 정 미용실 개업
율리아 자매는 마음이 급해 다음날 미용실을 개업하기로 하고, 광주 미용 재료상회(미용 재료도 팔고, 미용사 알선도 해주는 곳)에 들러 일류 미용사를 구해달라고 하니 “내일? 세상에 내일 개업할 사람이 오늘 일류 미용사를 구하다니, 일류 미용사가 얼마나 귀한데….” 어처구니없다는 듯 비웃었다.
그러나 율리아 자매는 일류 미용사가 들어오기를 기다리자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과 감나무에서 홍시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거나 다름없는 짓이에요. 일류 미용사가 나타나면 연락해 줄 테니, 개업을 보류하던가, 꼭 해야 한다면 보통 미용사 데리고 하세요.”
율리아 자매는 ‘주님, 일류 미용사를 보내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하고 기도하자마자 어떤 아가씨가 들어와 “일류 미용사 구하는 데 있어요?” 했다. 자매는 ‘오! 하느님, 역시 제 기도를 들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하고 그와 함께 예정대로 개업하게 되었다.
(3) 기술자가 되다.
전에는 고데기로 머리를 했으나 이제 드라이로 하게 되었다. 율리아 자매는 드라이를 해보지 않았기에 “드라이 좀 가르쳐줘.” 하자 미용사는 “누가 배워서 한대요?” 했다. 자매는 얼른 ‘사랑받은 셈 치고’ 봉헌하며 ‘주님께서 빨리 배우라는 사랑의 신호야. 맞아, 미용사가 내게 그런 말을 할 사람이 아니야. 주님, 당신의 뜻을 잘 알았으니 그대로 할게요.’ 하고 밖을 보니 화장품 판매원이 지나가고 있었다.
자매는 그를 불러 의자에 앉히고 머리를 해준다고 했더니 처음에는 싫다고 하다가 “그래, 한 번 해봐요.” 하고 머리를 맡겼다. 자매는 처음으로 영업용 드라이기를 잡으니 무겁기도 하고 힘들었지만 “주님 함께 해주세요.” 하며 생활의 기도로 봉헌하며 정성스럽게 첫 번째 머리를 연습하였다. 머리가 끝나고 나서 그녀는 너무나 놀라 “아!” 하고 소리를 지를 때, 자매 또한 무척 놀랐다. “오, 주님!” 자매가 부르짖는 것은 주님뿐이었다.
머리가 잘못되어 소리를 지르는 줄 알고 눈이 동그래져 바라보니, 그녀는 “내가 이런 머리를 하고 싶어 미용실을 모두 다녀보았지만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광주 충장로에 있는 일류미용실에도 가보았지만 이렇게 마음에 드는 머리를 해주질 못했는데. 이제는 내 머리 걱정 안 해도 되겠네.” 하면서 5,000원을 내는 것이었다.
율리아 자매는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니, 돈을 주시다니요. 제가 연습했으니 모델값을 드려야지요.” 하고 돈을 돌려주었더니 빵이며 과자, 과일을 사다 주는 것이었다. 그때 당시 드라이는 1,000원이었는데, 그녀는 하고 싶은 머리를 처음으로 할 수 있게 되어 돈이 아깝지 않다며 “나 어디서 하던지 맘에 안 들어 드라이 포기했었어요.” 했다. ‘아, 주님은 못 하시는 일이 없으시구나.’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주님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렸다.